본문 바로가기

오메가버스란 무엇인가

서론 

인류는,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뀔 먼 미래를 항상 꿈꿔왔다.

그런 미래를 조금 가까이 끌어와, 인간 세계와 접목시킨 SF물에서 한 양덕에 의해 가상의 세계관이 만들어졌는데...

 

그것이 바로 오메가버스.

 

오늘은 음지에서 조금씩 지지를 얻어온 이 세계관에 대한 해설과 함께, 왜 이 세계관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지 약간의 사담을 곁들여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목차

1. 오메가버스란

└ 1-1. 오메가버스에서 사는 또 다른 성별, '알파', '베타', '오메가'

 

2. 오메가버스가 지지받는 이유

└ 2-1. 임신이 되는 설정을 애매모호하지 않은 상태로 즐길 수 있다

└ 2-2. 역경과 고난을 넘어 함께 이루어지는 판타지의 극대화 

└ 2-3. 꼴린다. 고로 오메가버스는 존재한다

 

3. 오메가버스가 꺼려지는 이유

└ 3-1. 동물의 왕국을 보는 것 같다. 닥치고 성관계만 하면 OK냐?

└ 3-2. 굳이 오메가버스일 필요가 있나?

└ 3-3. 최애캐가 박대를 받는 게 싫다

└ 3-4. 오메가버스는 BL이 아니다

└ 3-5. 공공재 취급 받는 설정 가져다가 1차 창작이라고 하는 거 쪽팔리니까 그만뒀으면 한다

 

4. 왜 NL(남녀물)에서는 흥하지 않는가

 

 

 

본론

1. 오메가버스란

오메가버스의 캐치프레이즈는 '남자도 임신할 수 있는 세계' 로, 이미 별도의 생식 기관을 갖고 있는 남성이 왜 또 아이를 낳아야 하는 입장에 처해야 하는가 하면, 여기에 관해서는 먼저 주로 이 오메가버스란 세계관이 흥하는 장르인 BL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BL이란, 두 남성인 캐릭터 간에 이어지는 연애 관계를 뜻하며 장르 내에서 거론되는 '공''수' 라는 성적 관계에서의 포지션을 뜻하는 단어가 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둘 다 남성이므로 어느 쪽이든 임신시키는 쪽에 속하겠지만, 이 수에 속하는 남성 캐릭터의 경우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수에 해당하는 남성 캐릭터는, 공과 같은 성기가 달려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포지션을 바꿀 수도 있을 것 같으나, 어째서인지 무조건 받아내는 위치로만 고정되어 있고 아무도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일이 없이 불문율로 고정이 되어 있다. 이를 오메가버스로 바꿔보면, 공과 같이 임신시키는 쪽인 남성에 해당하는 수에게는 원래 아기를 잉태할 장기가 없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서 수를 여성처럼 '아이를 잉태할 수 있는 입장' 으로 만들어, 절대로 두 사람 사이의 유전자로 아이를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도 그럴싸하게 두 사람의 아이를 볼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오메가버스는 현실에서 사회적으로 대중들이 가진 '사랑으로 맺어진 두 사람이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산다' 라는 가치관이 기초가 됨을 알 수 있다.

 

1-1. 오메가버스에서 사는 또 다른 성별, '알파', '베타', '오메가'

오메가버스의 세계관에는 총 3개의 성별이 있다. 이를 각각 알파, 베타, 오메가로 칭한다.

인구 비율은 알파 2, 베타 7, 오메가 1이며, 한 그룹 내의 정원을 10명으로 할 때 알파가 2명, 베타가 7명, 오메가는 1명 꼴로 나오는 셈이다. 사회에서 나타나는 힘의 양상은 알파≥베타>오메가 순이다.

 

알파

적극적이고 호전적인 성격을 보이며 사회에서는 주로 특권 계층인 엘리트 취급을 받는다. 이에 알파들은 자신들의 고결한 피가 다른 성별과 섞이는 것을 원치 않으며, 결혼도 주로 같은 알파끼리 한다는 것이 본래 설정이지만 대부분은 오메가와 엮이고 있다.

 

파생 설정으로 알파 내에서도 우성과 열성으로 나뉘어, 열성 알파는 '자신이 알파임에도 불구하고 우성 알파를 뛰어넘지 못한다' 는 열등감을 느끼는 존재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알파는 발정기가 오면, 주변에 있는 대상을 자신의 짝으로 삼으려 하기 위해 목덜미를 무는 '각인' 행위를 하려고 들며, 같은 알파가 근처에 있을 때 자신의 상대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극도로 예민해지며 공격성을 띄게 되는 '러트사이클' 이 일어나게 되나, 오메가와 달리 혼자 있을 때 나오는 일보다 주로 맘에 드는 오메가, 특히 발정중인 상태인 오메가를 만났을 때 따라서 반응하게 되는 전개가 많다.

 

또한 성관계시, 체내의 자신의 정자를 수정시켜 흘러나가지 않도록 성기의 밑부분에 볼기같은 기관이 부풀어오르게 되는데, 이것을 '노트' 라고 하며 개과 동물에서 따온 특징 중 하나다.

 

알파 여성의 경우, 성관계를 할 때 남성과 비슷하게 성기가 나오게 된다고 하나 이 경우 과연 여성이라 칭할 수 있는가의 여부는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다.

 

베타

아무런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 보통의 인류 그 자체며, 간혹 가다 알파 혹은 오메가의 페로몬을 감지할 수 있는 특이 체질이 나오곤 해서 원치 않게 그들의 사정에 꼬여버리기도 한다. 노력 여하에 따라 알파의 힘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는 하나 과연 알파가 그걸 보고 가만히 내버려둘지는 모르겠다.

 

오메가

오메가버스의 핵심이자 꽃이며, 오메가버스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존재다.

이들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인류 생산의 원천임에도 불구하고, 페로몬을 무방비하게 퍼뜨리고 다녀 사회에 혼란을 야기시키는, 눈엣가시 취급을 받는다.

 

항상 정조의 위협을 받는 오메가는 사회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해 자신이 오메가라는 사실을 학교, 직장 등에 알려야 하며 갑작스러운 발정기로 다른 알파에게 물리지 않도록 단단한 재질의 초크같은 목걸이를 차고 다닌다. 그리고 발정기가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약을 갖고 다니면서 먹는다. (이 경우 빠르게 알파와 맺어지게 하기 위해 약이 체질적으로 듣지 않아 알파와의 성관계로만 가라앉는 특징을 보이는 등 남성향의 최음제물과 비슷한 점이 있다)

 

오메가에게는 한 달에 한 번씩 '히트사이클' 이라는 발정기가 찾아오며, 이때 몸에서 페로몬을 발산해 주변에 있는 알파(혹은 페로몬을 감지할 수 있는 베타까지)를 끌어들인다. 자신의 원하는 상대 알파가 성관계 중 목덜미를 무는 행위로 각인이 이루어지며(베타는 불가능), 서로 맺은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오메가 쪽에선 이 관계를 해소할 수 없다.

 

알파와 베타, 그리고 오메가의 신체 구조를 설명하는 단면도에서, 오메가는 고환이 달려있지 않고 뒤에 자궁이 들어있는 상태로 그려져 있으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질이나 야오이 구멍의 언급이 있지 않은 이상 출입구는 단 하나일 터이다. 그리고 이곳은 자연스럽게 장과 연결되어 있을 거라 생각하게 되는데, 먹을 때와 숨쉴 때를 구분하여 열렸다 닫혔다 하는 식도 같은 구조인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자궁과 이어져 나오게 되는 것인지 그 원리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만일 질이나 야오이 구멍이 있다고 치면, 오메가 남성은 임신 전에 겪는 생리, 임신 도중에 겪게 되는 이슬, 임신선, 산통 등을 겪게 되며, 나오는 경로도 위생적으로는 안전할지 모르나 이를 과연 남성이라 할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다. 없다고 하면 아이를 낳게 되는 원리가 분명해지지 않는 이상 무조건 제왕절개인데, 아무리 의료 기술이 발전했다 하더라도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아이를 낳지 않더라도, 발정기 상태에 들어가는 오메가는 원할 때 흥분하는 게 아닌 때가 왔으니 저절로 오는 흐름에 원하지 않는 쾌감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느낀다. 여기에 자궁의 존재는 확인되었으므로 생리까지 온다면? 몸이 남아나질 않을 것이다.

 

 

 

2. 오메가버스가 지지받는 이유

2-1. 임신이 되는 설정을 애매모호하지 않은 상태로 즐길 수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메가버스 세계관이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임신, 최음제 설정은 꾸준히 인기를 얻어온 소재였다. (다만, 임신은 그때도 호불호가 갈렸다) 하지만 그 시절 '대충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같은 애매한 결과로 끝내기 보다는, 원래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남성에게 아이를 잉태할 수 있는 장기를 부여하여 두 사람(주로 동성)의 아이를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훨씬 더 말이 되지 않느냐, 라는 점이다. 그때와는 다르게, 오메가버스는 처음부터 남성에게도 자궁이 있음을 상정한 세계관이기 때문이다.

 

2-2. 역경과 고난을 넘어 함께 이루어지는 판타지의 극대화

어려움을 극복하여 아름다운 상대와 맺어지는 할리퀸의 흔한 전개는, 예나 지금이나 여심을 사로잡는다.

특히, 그 사례가 드물어 도시전설로 취급받는 '운명의 짝' 이라는 설정이 있는데, 이것은 알파와 오메가가 서로를 본 순간 본능적으로 상대가 자신의 반려임을 알게 된다고 한다. 정신적으로야 어쨌든, 육체적으로 이렇게 된 경우 서로를 거부할 수가 없게 되며 이는 운명의 짝이 아닌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는 중에도 얼마든지 조우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럴 수록 '운명에 거부하여 내가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진다' 는 이 전개는, 오메가버스 중에서도 특히 버릴 수 없는 주요 스토리다.


2-3. 꼴린다. 고로 오메가버스는 존재한다

너무 깊게만 바라보려 하지 말고 생각해보자. 사람들이 무언가에 꽂히게 될 때, 왜 거기에 꽂히게 되는가?

이는 그것이 뭔가 눈길을 끌거나 자극을 주는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가 너무 좋아 정신 못 차릴 만큼 발정하면서 뒤엉켜있는 모습은, 지지하는 입장에게 있어 충분한 자극이 되고 그것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3. 오메가버스가 꺼려지는 이유
3-1. 동물의 왕국을 보는 것 같다. 닥치고 성관계만 하면 OK냐?

오메가버스를 떠나서, BL이 성적 관계가 압도적으로 많은 건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성적인 관계만이 연애의 전부는 아니듯이, 같은 남성 캐릭터가 어떤 계기로 함께 얼굴을 보게 되면서,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며 서로에게 점차 이끌리게 되는 과정을 즐길 수 있기에 BL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메가버스는 거두절미하고 알파와 오메가만 있으면 페로몬을 뿜어대며 하고 싶어 안달난 존재로 보여지는 일이 많다. 알파와 오메가에게는 이성과 절제가 없으며, 바로 넣고 넣어지고 싶어하는 게 마치 생식만을 위해 태어난 동물을 보는 것 같다.

 

3-2. 굳이 오메가버스일 필요가 있나?

지금은 오메가가 주도권을 잡아 알파가 쩔쩔매기도 하고, 멀쩡히 알파가 있음에도 이미 맺어진 베타와 그대로 갈 길을 가는 오메가도 있다. 요즘은 차별을 의식해서인지 바뀌어가는 것 같다만, 그렇다면 굳이 오메가버스로 할 이유가 있었나? 베타에서 오메가로 바뀌는 전개도 간간이 보이던데, 사람의 신체 구조가 그렇게 휙휙 바뀌던가?

 

3-3. 최애캐가 박대를 받는 게 싫다

상술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잘난 알파 - 개차반 오메가의 구조는 변하지 않아, 여전히 차별받는 오메가버스로도 창작이 되고 있다. 거기서 왜, 멀쩡히 잘 살던 내 최애캐가 오메가버스 세계관으로 끌려와서, 이유없이 차별을 받아야 하는 건가?

피해자성을 극대화한 오메가의 설정, 그런 불행 포르노는 이제 지긋지긋하다.


3-4. 오메가버스는 BL이 아니다

애초에 우리는 왜 BL을 파고 있는가? 그것은 두 남성 캐릭터가 '사회에서 조금이라도 스킨십을 하면 손가락질을 받는 같은 남성의 관계이며, 이성 관계같이 아이를 낳을 수도 없고, 그렇게 아무것도 남지 않는 관계더라도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 이 부분에 끌려 BL을 파게 되지 않았나?

 

반면 오메가버스에서는 남성 캐릭터도 아이를 낳을 수 있고, 알파와 오메가로 인해 손가락질은 받지만 같은 남자라는 점에 있어서는 별다른 지적을 받지 않는다. 비록 현실과 동떨어진 BL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두 남성 캐릭터가 어떠한 변수도 없는, 생식 기관으로 고환과 전립선이 존재하는 상태로 파고 있는 것이 전제이며 디폴트다.

 

'사랑으로 맺어진 두 사람이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산다' 는 이성애자의 가치관을 씌워둔 이 세계관이, 정말 BL의 개념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을까? 거기다, 이미 오메가버스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되어 서적으로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3-5. 공공재 취급 받는 설정 가져다가 1차 창작이라고 하는 거 쪽팔리니까 그만뒀으면 한다

오메가버스란 세계관은, 애초에 누군가 이미 어떤 SF물에서 영향을 받아 만들어낸 2차 창작 세계관이다. 그럼 그 오메가버스 세계관을 사용하여 나온 작품들은, 잘 쳐줘야 3차 창작이 아닌가?

이것을 왜 1차 창작이라고 이름 붙이며 상업적으로 팔고 있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1차 창작을 파는 이들은 '작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스토리' 를 원하기에 1차 창작을 파는 것이다. 이미 있는 원작 캐릭터의 다른 상호 작용을 보고 싶다면 주변에 널린 2차 창작물을 보면 그만이다.

오메가버스 세계관을 사용한 작품은 결코 1차 창작으로 논할 수가 없다.

 

 

 

4. 왜 NL(남녀물)에서는 흥하지 않는가

당연할 수밖에 없다.

동성 커플끼리라면 새로운 자극이 될 법한 임신 소재는, 이미 여기서는 하나의 클리셰 비슷하게 자리잡은 지 오래니까.

오히려 반대로 동성 커플끼리는 불가능하므로, 이성 커플이 해낼 수 있는 역할을 그대로 갖고 와 마개조한 것이 오메가버스다. (여기는 반대로 그렇게 노콘으로 해도 임신이 되지 않는 일이 의문시되는 경우가 많다)

 

 

 

결론

BL의 역사는 짧은 것처럼 보이지만 여러모로 극변의 시기를 거쳐왔다. 그 과정에서 취향 저격과 지뢰도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같이 따라왔다. 오메가버스가 처음 들어온 것은 사람들이 차별에 대해 가열되기 시작하던 때였으며, 오메가버스 역시 사람들의 그런 의견에 맞춰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오메가버스 세계관은 지지자도 많고 말도 탈도 많지만, 과도기를 겪고 있는 시대의 인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도 하다.

 

과연 이후에는 어떻게 변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설트 릴리] 오늘 접속해서  (0) 2021.01.25
[어설트 릴리] 여기에도 업로드  (0) 2021.01.25
남녀 성착취는 범죄라고 하므로  (0) 2021.01.25
부녀자가 BL을 좋아하는 이유  (0) 2021.01.25
전연령가용 BL 사전  (0) 2021.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