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그렇게까지 재밌진 않았음... 당시 흥행이 가장 잘 됐다고 하기엔 좀 거품 끼인 느낌
괜찮았던 점은
→ 보통 프리큐어 시리즈에서 핑크로 대표되는 주인공은 활발, 열혈, 바보, 전형적인 힘캐(이 포지션은 간혹 주황 프리큐어가 가져가기도 함)인데 여기선 주인공이 처음부터 소심하게 나와 성장형으로 진행되는 점
→ 주 시청 대상층인 여아들의 동심을 깨지 않기 위해 가급적이면 과격한 설정은 넣지 않으려고 하던데, 여기선 고등학생이 프리큐어가 됐다가 자격을 잃거나, 요정이 죽거나, 맨날 단체 공격을 하지 않고 그 스토리에 관련 있는 인물(츠보미가 먼저 다가가려 했던 야구 소년 에피소드에선 츠보미가, 에리카의 언니 모모카가 데저트리안이 됐을 때는 에리카가)이 정화를 하는 등 기존 클리셰에서 탈피하려는 자세가 많이 보였음
→ 남장여자, 고등학생 프리큐어, 파랑인데 개그캐, 핑크인데 모범생 등 저마다 반전매력을 갖고 있음. 인물들이 개성이 강함
아쉬운 점은
→ 주인공이 성장했다는 점이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음. 다른 프리큐어들이 합류할 때까지 질질 끌다가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어거지로 성장시킨 느낌이 너무 세서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음
주인공이 원예부와 패션부를 걸치며 활동하면서 친구들이랑 잘 지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거 처음에는 에리카가 먼저 패션부 들어와달라고 사정사정한 거고 츠보미는 거절하다 원예부랑 겸업하는 조건으로 들어간 거임. 아마 에리카가 첫 화에서 데저트리안이 되지 않았다면 츠보미는 끝까지 패션부에 들어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함
에리카는 내가 에리카 빠인 게 아니라 진짜 초반에는 큐어 마린이 거의 캐리했고 얘가 좀 앞뒤 안 가리고 들이대는 성질이 있는데 이게 좀 역효과를 내는 일이 있지만(사람의 감정을 무시하고 말을 해 친구가 토라져 데저트리안이 된다거나) 데저트리안과의 싸움에선 이 적극성이 크게 먹힘
첫 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보는데 작중에서 성장했다고 느낀 인물은 에리카, 이츠키, 유리 뿐이었음
에리카는 모델이며 잘 나가는 언니를 동경하면서도 질투하지만 언니가 데저트리안이 되어 언니의 속마음("나도 평범한 일상이 좋다. 모델이라고 애들이 가까워하기 어려워하고 일하느라 학교에 있을 시간도 적은데 나도 친구들 사귀고 놀러 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학교에서 친구 많은 에리카가 부럽다")을 듣게 되면서 언니와 조금씩 사이가 좁혀지면서 후반의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언니를 질투하는 자신과 현재의 그렇지 않은 자신을 모두 받아들이는 장면은 자연스럽게 납득할 수 있었음
이츠키는 병약한 오빠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가문을 이어 무도를 하게 된 학생회장인데, 실은 무도를 하는 게 힘들었고 자신도 때로는 평범한 여자아이처럼 꾸미고 놀고 싶다는 소망을 남몰래 감추고 있었음. 이건 츠보미와 에리카, 그리고 집에서 오빠와 어머니(나중에는 할아버지까지)가 지지해주면서 꾸밈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 가문을 이어 무도를 하는 건 사실 힘든 것만 있는 게 아니었고 모두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 하고 있었다고 다시 한 번 자신이 무도를 하는 이유를 재정립하여 무도와 꾸밈 모두를 좋아하는 자기 자신을 인정함. 여기도 납득 가능
유리는 이전부터 계속 보여왔던 자신의 실책("앞으로 싸움이 힘들어질 테니 동료를 모아 싸우자" 는 코롱의 말을 무시하고 개썅마이웨이 전개로 갔다가 코롱을 잃음)을 반성하고 이제는 동료들이 있으니 과거의 책임을 짊어지고 가는데, 처음에 츠보미 일행을 거부하고 피하기만 했던 데에 비하면 이후 태도가 상당히 부드러워짐. 얘도 납득 가능
근데 츠보미는? 정작 제일 중요한 주인공이 과거에 무슨 단점이 있었고 지금은 어떻게 그걸 극복해서 과거의 나 자신을 안아주게 되었는지(=과거의 모습까지 자신이라 인정하게 됐는지) 그 과정이 쏙 빠져있음. 나중에 나오긴 한데 뭔가 얼렁뚱땅 진행된 느낌을 지울 수 없음. 아니 넌 진짜 뭐했는데?? 네가 자진해서 패션부에 들어가겠다고 했냐 뭘 했냐? 외모 바꾸는 이미지 체인지도 에리카가 해줬지, 패션부라는 새로운 시도를 향한 계기 제공한 것도 에리카였지(물론 부원이 부족해 폐지될 위기였긴 했다만), 20화 넘어가야 좀 싸우는 폼이 좋아질까 말까였지, 약한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쿵푸도 배웠는데 정작 쿵푸는 '우리 츠보미가 달라졌어요' 의 일회성 용도로만 쓰이고 버려지고 정작 쓰는 기술들은 쿵푸랑 하등 상관없음 ㅋㅋ
→ 적 간부진들이 독기가 너무 없음. 여아용 애니니 어쩔 수가 없긴 한데 사소리나 빼고 다 지 꼴리는 대로 하기 위해 싸운다는 거지 최종 보스 듄과는 그렇게 상관이 있지도 않음 (그보다 듄 등장 전까지 지휘하던 거 사바쿠 박사 아니었냐?)
→ 사람들이 붙잡혀서 데저트리안되는 장면이 너무 몰개성하고 재미 없음. 어린이고 어른이고 남자고 여자고 다 붙잡하면 아-! ㅇㅁㅇ!! 하는 이 특유의 표정으로 데저트리안이 되는데 진심 1~2화 정도, 하다 못해 주연들만이라도 연출을 좀 달리 해볼 순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인상깊던 점이 하나 있다면 제작진 중 태반이 꼬마마법사 레미(원제 '오쟈마죠 도레미') 출신이라 그런가 레미를 비바체 근처까지 봤던 나로서는 이것저것 공통점을 막 잡아보게 됨
1) 일단 등장인물들의 눈, 연령대는 다르지만 남캐 여캐 가릴 것 없이 반짝반짝한데 레미도 그랬음
2) 개그 신
3) 주인공 츠보미는 꽃집 딸인데 꼬마마법사 레미 # 시절의 마법당도 꽃집이었음 (이후 포르테 - 빵집, 비바체 - 악세사리점)
4) 마법소녀와 활발한 일상과는 주연들이 각각 다르게 안고 있는 어두운 스토리가 있음 (피아노를 그만 치게 된 레미, 엄마와 따로 떨어져 아빠와 사는 사랑이, 아이돌 관련해서 마법의 힘으로 부정을 저질렀던 보라)
어쨌든 뭐... 평점은 그냥저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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