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6일
전부터 (내 기준으로) 오른쪽 밑에 난 사랑니가 바로 옆에 있는 이를 미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불쾌감이 들었다 (아마 그때 밤도 샜을 때라 스트레스로 예민해져서 더 그랬을 듯)
근데 그보다 더 심한 문제는, 이게 사이로 음식물 찌꺼기가 들어가면서 입냄새가 장난 아니었다. 이걸 양치질로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억지로 빼내려고 하면 피가 나오니 답답해 미칠 노릇이었다
그래서 그날 아침엔가 치과를 갔다오겠다 하고 바로 집을 나섰던 것 같다
처음에 사랑니가 났다는 걸 알았을 땐 나도 무서웠고 여기저기 병원을 알아보고 몇 군데는 가보기도 했지만 충치가 보인다며 레진비만 떼이거나 엑스레이 찍고 나서 사랑니와 그 주변에 생길 충치를 걱정하며 묻자 살로 막혀있으니 뭐가 들어갈 일은 없을 거라는 시원찮은 진단을 하던 여의사...
그러다 알게 된 곳이 바로 어떤 한 치과였다
예약도 필요없다길래, 그곳으로 향했다
그때도 한창 더웠을 때라 대충 선크림 바르고 피곤한 몸으로 치과로 갔는데, 접수를 했는데 어째선지 과거에 이미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었다. 유치를 빼러 왔던 걸까? 아무튼 치료하기 전에 엑스레이를 다시 찍었다 (방사선 같은 게 나오니 눈을 감아야 했고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가 나왔던 게 아직도 기억남)
그랬더니, 입안에서 참 다양하게도 나 있었다
왼쪽 상악은 이미 반쯤 얼굴을 내밀고 있었고,
반대쪽 상악은 안에서 나고 있었는지 떠도는 상태였으며 왼쪽 하악은 45도, 그리고 오늘 치과를 찾은 원인이 되는 문제가 되는 오른쪽은 정확히 '위에서 90도로 누운 채 정면으로 들이대고' 있었다
치과선생님은 웃으면서 친절하게 왼쪽 상악은 굳이 안 빼도 되고, 그 반대편이랑 왼쪽 하악은 좀 더 지켜보거나 아프면 빼도 된다는 말과 함께 간혹 치료 중 극히 드문 확률(말하면서 강조하심)로 신경이 손상될 수도 있다고 한다. 거기에 알았다고 하고 의자에 앉았다
불편해서 오긴 했지만 막상 앉아있으니 불안해졌는데, 옆에서는 선생님이 먼저 들어온 중년 여성 환자 분의 스케일링을 하고 계셨다
"아유~ 치석이 많으시네~ 이 잘 닦으시고 치실도 자주 쓰셔야 해요!"
그런 소릴 들으면서 조금은 긴장이 풀... 어지지가 않았다
그러다 입안에 마취 주사를 맞고 또 남겨졌다
서서히 감각이 사라져 둔해지는 그 느낌. 맞아본 적 없는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보통 사랑니를 뺄 때는 나와있는 게 아닌 이상 깔끔하게 사랑니가 있는 곳만 건드리는 게 아니라 그 주변도 필히 건드리게 되므로 사랑니가 난 주변에도 마취 주사를 맞게 된다
어쨌든 의사선생님이랑 보조를 해주실 치위생사 분이 오셔서 사랑니 발치가 시작됐다
나는 졸리면 쓸데없이 말이 많아지는데, 그때도 자꾸 귀찮게 "아 오아어어?(다 뽑았어요?)" 같은 소리를 태평하게 해댔다. 사랑니 빼내느라 온 신경을 쏟아부어야 할 텐데도 의사선생님은 일일이 대답해주셨다
마지막 조각이 나올 때쯤에 억지로 빼려고 하시니 아파서 소리를 내자, 바로 도구를 바꿔서 한 번 더 쪼갠 다음 빼주셨다. 역시 프로는 다르다
그렇게 난 솜뭉치를 입에 물고 일어났다 (처음으로 뺀 사랑니가 너무 신기해서 사진도 찍었는데 지금은 없어짐)
주변 이를 압박하던 사랑니의 특성상 옆의 이에도 무리가 갔을 거라 생각했지만 엑스레이로 봤을 때 옆의 이는 멀쩡했고 대신 사랑니는 축적된 찌꺼기로 달아진 건지 안쪽이 패여있었다 (충치가 아니라 음식을 먹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달아지게 되는 그런 느낌)
마취가 풀린 후 통증이 올 것을 대비해 약을 받아놓고 앞으로 이에 무슨 일이 있으면 이 병원을 와야겠다고 다짐하고서 집으로 갔다
집에서 약을 언제 먹어야 하나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아프지도 않았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솔직히 나무위키는 타 사이트 비판할 자격이 없는 게 (0) | 2021.02.12 |
---|---|
낭종 수술 한 경험 (0) | 2021.02.12 |
코로나여서 심심하니 추억팔이를 해보기로 했다 (0) | 2021.02.12 |
지금까지 꾼 꿈 목록 (0) | 2021.02.09 |
[리듬 게임] 머나먼 이야기를 찾아서🦄 전설/신화 테마의 곡 (0) | 2021.02.09 |